여자 귀촌을 했습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을 엿보다

도시를 떠나서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기를 원하는 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복잡한 공간에서 탈피해 평온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그치지 않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귀촌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새롭게 일구어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거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일본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에 성공한 리틀 포레스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시의 삶에 지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급자족 생활을 시작하면서 이에 따른 여유로움과 인생의 색다른 재미를 일깨워준 작품이었다. 이전과는 다른 일정으로 채워지는 시간들이 마냥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반복되는 업무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에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분주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찰나에 반향이 일게 만든 출발점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였다면, 이사 토모미가 엮어낸 <여자, 귀촌을 했습니다>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이상향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어준 책이었다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이유로 귀촌을 한 일본 여성 8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들이 귀촌을 하고자 결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정착을 위한 과정 및 현재의 삶까지 빼곡하게 기록되어져 많은 도움이 됐다. 소위 말하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채로 도시에서 살아오던 사람도 있었고, 압박감이 심한 도시에 적응하지 못해 떠나 온 사람도 있었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저마다 다른 계기를 통해 발현되었지만 이로 인하여 예전보다 훨씬 더 깊은 만족감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으로 확인돼 부러움이 앞섰다.


 

혼자서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함께라면 든든한 귀촌의 이야기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꿈을 꾸게 해주던 찰나 또한 존재했다. 귀촌이라고 해서 모두가 농사를 짓게 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역량에 따라 같이 살아가며 그곳에 어울리는 능력을 발휘해 나가게 된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당사자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눈에 쏙쏙 들어왔고, 귀촌을 희망하는 여성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까지 담아내 유용한 실용서로의 구실 또한 제대로 해내는 책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일본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여겨졌다. 다만, 심사숙고한 뒤 본인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에서 원하는 생활을 향해 한걸음을 옮겨야만 후회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게 와닿아서 곱씹어 볼만 했다.


도시에서의 머무름과 귀촌으로의 떠남 사이에서 고민 중인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앞으로를 그려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어디서나 문제는 생겨날 수 있고, 그것을 해결하는 건 자기 자신의 의지에 따른 일이므로 모든 것을 감당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부터 준비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러한 일은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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