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허를 찌르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재미

추리소설 중에서도 흔히 일컬어지는 사회파 추리소설이란, 다양한 사회현상을 통하여 빚어지는 모순과 갈등을 파헤쳐 나감과 동시에 이로 인한 문제를 비판해 나가는 작품으로 놀라움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 읽은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 또한 사회파 추리소설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했다. 아사쿠라 아키나리가 맞닥뜨리게 도왔던 취업 준비생의 애환 속 생존을 위한 경쟁이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어두운 이면을 가감없이 드러냄에 따라 충격을 안겨줘서 혀를 내두르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던 것이다.  

 

 

참고로, 책의 줄거리는 이렇다. '스피라'라는 이름의 SNS를 출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킴에 따라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임으로써 취업준비생들의 워너비 기업으로 떠오른 스피라링크스가 최초로 진행한 신입 사원 공개 채용에서 여섯 명의 지원자들이 치열한 경쟁 끝에 살아남았다. 이들은 한 달 후에 이루어질 그룹 토론에서 전원이 합격할 가능성 또한 없지 않음을 통보받음으로 말미암아 모두가 힘을 합쳐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려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토론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어느 날 합격자는 단 한 명이며, 누구를 합격시킬지는 서로간의 합의하에 결정하라는 소식을 회사측으로부터 전달받고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하여 마주하게 된 토론 당일,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 상황에서 이들은 30분마다 투표를 해나가며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을 합격자로 공평하게 선정하기로 결정하는데 회의실 한 켠에 놓여 있던 정체 불명의 봉투를 발견함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각자의 이름이 쓰여진 여섯 개의 봉투 안에는 지원자들의 어두운 과거사가 글과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었으므로, 합격자를 뽑는 것보다 이러한 사태를 발생시킨 범인을 밝혀내는데 골몰하며 감춰져 있던 속내를 표출하던 모습이 뜻밖의 충격을 안겨주었다.

 

 

소설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은 6명의 지원자들이 스피라링크스 합격을 위하여 함께 했던 과거와 더불어 이날로부터 시간이 흐른 현재가 교차되며 읽는 내내 흥미로운 시간을 경험하도록 도왔다. 토론일에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봉투의 주인과 스피라링크스 합격자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 속에서 예상치 못한 또다른 사건이 얽히고 설켜 맞닥뜨리게 해준 스토리 구성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너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려다 보니 개연성이 묘하게 떨어지는 부분이 존재해서 이 점에 있어선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다. 허나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는 것을 목표로 달려 온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만들었으며, 그들에게 가해진 기업의 횡포는 잔혹하기 그지 없어 고개를 내젓게 될 때가 많았다. 회사만의 사정도 있긴 할 테지만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게로 불똥이 튀어버린 것 같아 슬픔이 밀려왔던 것이다.  

 

이 와중에 취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치뤄지는 면접을 소재로 기발한 이야기를 써내려간 작가의 필력에는 탄성을 내뱉지 않을 수 없었음을 밝힌다. 덕분에 취직을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봐야 했던 지난 날이 떠올라서 감회가 새로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허를 찌르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아사쿠라 아키나리의 작품인 <여섯 명의 거짓말쟁이 대학생>과 함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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