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연남동 저스트텐동 :: 느끼함을 잡아주는 소스와 바삭한 식감이 좋았던 튀김덮밥집

화창한 봄날, 친구와 오래간만에 약속을 잡고 맛있는 식사를 즐기고자 홍대로 향했다. 우리가 이날 방문하기로 결정한 곳은 홍대입구역 3번 출구 근처에 자리잡은 연남동 밥집 저스트텐동이었다.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갔으나 명성이 자자한 곳답게 역시나 웨이팅이 있었고, 그리하여 줄을 선 채로 우리 차례가 다가오기를 바라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이날은 대략적으로 30분 넘게 기다렸던 걸로 기억이 난다. 날씨가 좀 덥긴 했지만 그늘이 존재해서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가게 앞쪽으로 나란히 마련된 의자 3개는 웨이팅을 위한 자리로 보여졌지만,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관계로 맞은편에 줄을 서게 됐다. 대신, 음식점 앞에 세워놓은 메뉴판 바로 옆자리에 물통과 종이컵이 담긴 쟁반을 놓아둬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배려해 준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와 함께 최상의 만족도를 위하여 주문 즉시 튀기는 방식을 추구하는 슬로우푸드점 저스트 텐동은 입장 전에 줄 서 있는 사람들로부터 메뉴를 먼저 주문 받고 난 다음, 좌석을 안내해 음식을 건넸다. 밖에서 외관만 봐도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식당임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전율은 꽤나 빠른 편이었다. 


다만 우리가 평일이 아닌 주말 못지 않게 분주한 공휴일에 먹으러 간 거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이유로 웨이팅에 소요된 시간이 길었던 게 아닌가 추측해 본다. 



줄 서 있는 동안 메뉴판을 줘서 찬찬히 둘러보며 친구와 먹고 싶은 음식을 각자 하나씩 골랐다. 그중에서도 가게 이름과 똑같은 저스트텐동,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비건텐동(락토오보), 특별함을 담아낸 스페셜텐동이 눈에 쏙 들어왔다.


모든 텐동메뉴의 밥과 소스는 모자랄 경우에 서버분에게 얘기하면 무료로 더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식재료 중에서 김, 수란, 팽이버섯, 새우, 아스파라거스베이컨은 돈을 더 내면 추가 주문도 가능했다. 


이외에 토마토절임, 감자샐러드, 간장비빔 우동의 사이드 메뉴도 판매 중이었다. 덧붙여 셰프추천이라고 쓰여진 토마토절임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중간에 품절되는 상황이 발생돼서 깜짝 놀랐다. 마실거리로 탄산음료와 주류도 눈에 띄었지만 우리는 패스. 



그렇게 메뉴 선택을 마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흘렀을 때쯤, 드디어 가게 안으로 입성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역시나 실내는 좁았지만, 바석과 더불어 2인용 테이블이 빼곡하게 자리잡은 채로 손님들을 반겼다. 우리는 2인 테이블에 앉았고, 좌석 사이의 간격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입구와 가장 가까운 자리로 안내를 받아서 그마나 조금 더 편하게 식사 시간을 만끽하는 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 



음식이 나오기를 고대하며 바라 본 가게의 벽면에는 인형과 그릇, 그림액자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이색적인 분위기를 뽐냈다. 덧붙여, 텐동이 조리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바석을 권한다. 그게 아니라면 2인 테이블이 식사를 하기에는 더 괜찮다.   



기본 반찬으로는 오렌지빛 단무지와 자주빛 무피클의 두 종류가 귀여운 접시에 담겨 나왔는데, 텐동과 잘 어울리는 아삭함과 상큼함을 지니고 있어 추가로 리필해서 먹었다. 


일본식 튀김덮밥인 텐동은 아무래도 메뉴의 특성상 먹다 보면 느끼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기본찬은 필수인데 이 또한 맛이 좋아서 매우 기뻤다. 



단무지, 무피클과 같이 나온 장국도 아주 맛있었다. 지금껏 먹어 본 장국 중에서 감칠맛이 가장 훌륭했기에, 텐동에 곁들여 먹는 내내 행복했다. 


사진은 좀 흔들렸지만, 저스트텐동의 장국 맛은 제대로 기억해 두기로 한다. 참고로, 친구는 한 번 더 리필해 먹을 정도였다.  



친구는 스페셜텐동을 골랐고, 이로 인해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메뉴가 눈 앞에 나타났다. 스페셜텐동에는 붕장어 2분의 1마리, 흰살생선, 새우2,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단호박, 팽이버섯, 가리비관자, 꽈리고추, 김, 수란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었다. 


여기에 와사비가 일정량 담겨진 모습도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건 아마도 식재료 중에 생선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내가 주문한 텐동에는 와사비가 없었으니까. 친구는 예상했던 대로 스페셜텐동을 맛있게, 하나도 남김없이 먹는데 성공했다. 그 와중에 내가 시킨 텐동에 없는 음식을 나눠주는 친절함을 발휘해줘서 몇 가지를 맛보게 됐는데, 진짜로 감탄이 절로 나왔다. 



붕장어는 담백함이 일품이었고, 흰살생선은 촉촉한 부드러움으로 입을 즐겁게 했다. 와사비와 같이 먹으니 톡 쏘는 맛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최고였다. 메뉴의 이름다운 특별함이 음식을 입에 넣을 때마다 전해져 와서 짜릿했다. 


언제 또다시 이곳을 찾게 될지 모르는 관계로, 첫 방문에 스페셜텐동을 주문해 먹은 건 정말 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친구도 매우 만족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먹은 건 저스트텐동으로 새우2, 단호박, 오늘의 채소, 느타리, 꽈리고추, 김, 수란으로 구성된 메뉴였다. 스페셜텐동에 비해 아담한 사이즈가 돋보였는데, 한 끼 식사로 섭취하기에 딱 알맞은 양이라서 흡족했다.


홍대 연남동 밥집 저스트텐동에 처음 왔다고 얘기하면, 서버가 먹는 방법을 알려주니 이 점을 기억해서 음식을 섭취하면 유용하다. 일단 밥 위에 올려진 튀김 전부를 접시에 옮겨 담고, 수란을 터뜨려서 밥에 잘 비벼서 먹어주면 된다.


단, 스페셜텐동은 예외였다. 음식이 담긴 그릇 자체가 큼직하기 때문에 따로 옮길 필요 없이 그냥 먹어도 괜찮다고 했다.  



저스트텐동의 튀김은 이렇게, 사진 속 튀김 뒷편에 함께 나온 접시를 바닥에 내려놓고 거기에 모두 담았다. 은은한 파란색이 칠해진 접시 또한 인상깊어서 자꾸 눈이 갔다.


그리하여, 앞모습 뿐만 아니라 뒷모습마저 눈부셨던 저스트텐동 한 그릇이었다는 말씀. 



그렇게 저스트텐동의 모든 튀김이 접시 안에 빠짐없이 자리를 잡았다. 이날 만나게 된 다양한 종류의 튀김은 어느 것 하나 맛있지 않은 것이 없었고, 튀김옷의 바삭함 또한 가히 환상적이었다. 특히, 소스가 뿌려진 채로 모습을 드러낸 튀김의 센스 넘치는 등장이 기대 이상이었던지라 순식간에 그 맛에 반해버렸다. 



튀김옷이 얇게 입혀짐으로 인해 식재료 고유의 맛과 바삭함이 동시에 살아나는 식감에 푹 빠졌다. 여기에 적당히 짭쪼름한 간장소스가 덧입혀져 있어 느끼함을 바로 잡아주는 게 신의 한수로 비춰졌다. 텐동 먹을 때 경험해야만 했던 느끼함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 맛이라서 엄지를 척 치켜들게 됐음은 물론이다.


통통한 새우살, 달콤한 단호박, 고소한 느타리, 은은하게 매콤한 꽈리고추에 김부각을 떠올리게 만드면서도 독특한 개성이 엿보이던 김의 식감도 입을 사로잡았다. 오늘의 채소는 가지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역시나 맛깔났다. 



튀김을 접시로 옮긴 후에는 수란을 터뜨려서 밥에 곁들여진 소스와 시래기까지 한데 잘 비벼서 먹었다. 이때 만약 소스가 부족하다면 추가를 요청하면 된다. 우리는 모자라다고 생각되지 않아 나온 그대로 맛있게 잘 섭취했다.


튀김과 같이 먹은 밥 역시도 수란, 시래기, 소스의 조합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이르렀다. 밥의 양도 더없이 충분했다. 



마지막 사진은, 친구가 스페셜텐동에 있던 흰살생선을 줘서 밥과 같이 기념으로 찍어봤다. 흰살생선 종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취향에 잘 들어맞아서 절로 신이 났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바삭한 식감이 좋았던 튀김덮밥짐, 홍대 연남동 저스트텐동에서의 시간은 웨이팅을 제외한 모든 게 마음에 들었던 곳이었다. 텐동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매력적인 튀김으로 가득 채워진 한때였다는 점에서, 다음에 좀 덜 기다리는 게 가능하다면 재방문도 오케이다. 


우리가 다녀 온 곳은 저스트텐동 연남본점인데 익선동에서 현재 2호점도 운영 중이라고 하니 이 점을 기억해서 텐동이 먹고 싶어질 때 방문해도 괜찮겠다. 익선점도 덕분에 조금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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