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역 밥집 프레스시(fresushi)에서 배부르게 먹은 담백한 연어초밥

이날은 저녁을 먹기 위하여 친구를 따라 지하철 2호선 역삼역 6번 출구 바로 옆에 위치한, 역삼하이츠 빌딩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역삼하이츠 빌딩 지하1층에는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이 존재했고, 그리하여 몇 군데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입장했다.


그렇게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바로, 초밥이었다.



처음으로 방문하게 된 역삼역 밥집 프레스시(fresushi)는 여러 종류의 초밥과 롤을 중심으로 식사 메뉴까지 만나볼 수 있는 가게였다. 오후 6시 40분이 좀 넘어서 도착했을 당시 손님이 없어서 한적한 분위기에서 밥 먹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7시까지 영업하는 음식점이었고 우리가 라스트 오더를 장식하게 된 거라 그런 거였다. 



실제로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손님들이 몇 명 더 찾아왔으나 주문 마감이라는 말에 곧바로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아슬아슬했지만 무사히, 메뉴를 주문해 먹는 행운을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다 싶었다. 


프레스시의 내부는 아담한 편이었으나 탁월한 공간 활용으로 다양한 테이블을 배치해 둬서 혼밥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명이 같이 와서 식사를 해도 괜찮아 보였다. 친구와 나는 입구 근처의 2인석에 앉았는데 식당 한가운데에 놓인 커다란 테이블은 단체석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 했고, 벽면을 마주한 테이블은 혼밥을 위한 1인석은 물론이고 나란히 앉아 음식을 즐기는 게 가능한 바석으로 유용해 보였다. 



청록빛으로 물든 벽면의 천장에 설치된 은은한 조명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프레스시의 음식에 대한 설명 및 종이에 인쇄된 글과 그림도 눈에 띄었고, 꽃다발 장식 역시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음식과 더불어 공간의 멋을 만끽할 수 있도록 구현된 내부 인테리어도 눈여겨 볼만 했다. 



메뉴판을 살펴보는 동안 연어초밥 위로 모습을 드러낸 곰인형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는데, 프레스시의 브랜드 로고라는 걸 깨달을 수 있어 절로 웃음이 났다. 게다가 프레스시만의 홍보 문구가 '연어 사랑 테디, 신선함을 잡다'라고 쓰여진 걸 확인하게 되니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인정, 매우 인정. 곰 캐릭터의 이름이 테디고, 연어를 좋아하는 컨셉이라는 걸 실감하게 돼 흥미로웠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봤을 때, 프레스시가 자랑하는 메인 메뉴는 연어임이 확실해 보였다. 앞선 내용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우리는 이미 연어초밥을 먹을 생각으로 오긴 했지만, 덕분에 메뉴에 대한 고민을 덜을 수 있게 돼 행복했다.



이로 인해서 결론적으로 우리가 고른 메뉴는 둘 다 연어초밥이었고, 잠시 후에 총 9ps가 도마 형태의 나무 접시에 등장한 걸 보고 눈이 확 뜨였다. 친구가 사준 거라서 정확한 메뉴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연어초밥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즐거워져 따로 물어 볼 생각을 하지 못 했다. 



이중에서 8ps는 보통의 연어초밥 스타일이었고, 1ps는 연어 위로 양파와 크림소스, 날치알이 올라간 것이 특징이라 눈으로 먼저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알싸함을 더해줄 와사비와 락교도 같이 나와서 먹음직스러운 한 접시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외에 장국, 간장, 초생강, 락교는 카운터 옆에 마련된 셀프바에서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어 이 또한 만족스러웠다. 초밥 먹을 때 락교는 필수라서 넉넉히 챙겨서 함께 즐겼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생연어의 쫄깃하고도 고소한 맛이 입 안을 감도는 내내 신이 났다. 와사비를 취향에 맞게 양껏 섞은 간장에다가 연어를 살짝 적셔서 그 아래에 자리한 밥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다 락교까지 먹어주면 그야말로 최고였다. 


밥을 감싼 연어의 적당히 두툼한 두께와 길이감도 괜찮았다. 연어초밥만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느끼함 없이 담백하게 식사를 마칠 수 있어 이 또한 흡족했다. 브랜드 로고에서 확인한 연어초밥의 이미지에 담긴 남다른 자부심이 맛으로 표현돼 감동이었다.


기본적으로 담백함이 매력적이었던 프레스시의 연어초밥이었다. 여기에 더해 8ps와 다른 비주얼을 보여주었던 1ps의 연어초밥은 크림소스, 양파, 날치알이 곁들여짐으로 인해 부드러움과 상큼함에 아삭거리는 씹는 맛까지 추가됨으로써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비록 입에서 살살 녹는 맛까지는 아니었지만, 연어초밥 생각이 날 때 와서 먹기에 괜찮은 곳임은 분명했다. 무엇보다도 느끼하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게 만든 담백함에 반했다고 볼 수 있겠다. 이게 내가 경험한 프레스시 최고의 장점이었다.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훨씬 더 맛있게 잘 먹었던 연어초밥이었다. 역삼역 밥집 프레스시와의 첫만남도 기대 이상이었으므로 기분 좋은 포만감을 갖고 가게를 나올 수 있었다. 


담백한 연어초밥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는 게 가능했던 시간을 역삼역 근처에서 누릴 수 있었던 하루였다. 역삼역을 자주 오는 건 또 아니라서 밥집은 잘 몰랐는데 이렇게 가끔 들러 하나 둘씩 알아가도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성공적인 한끼와의 만남이 좋았던 시간을 기억하기로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