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대학로 밥집] 부부식당에서 맛있게 먹은 명란크림파스타와 순천매실에이드

토요일 오후, 저녁식사를 위하여 대학로 밥집 부부식당으로 발을 디뎠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 걷다 대학로아트원씨어터를 만나게 되면, 공연장과 함께 눈 앞에서 마주하는 것이 가능한 음식점이라 이곳에서 관극이 있을 때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영업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이며 일요일은 휴무,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에서 4시까지라고 한다. 우리는 오후 4시를 조금 지났을 때 문을 열고 들어갔고, 이로 인해 조금 한산한 분위기에서 한끼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대학로 부부식당은 실내 외에도 테라스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이 존재하는 밥집이라서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게에 입장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단체석으로 손색이 없어 보이는 10인 테이블이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도 작은 테이블이 하나 더 있었다.


이와 함께, 가게 전체적으로 은은한 조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클래식함을 일깨워주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오면, 아늑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을 수 있게끔 둘로 나뉘어진 공간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단체석이 존재하는 곳 말고 2인, 4인 테이블 위주로 배치된 장소에 착석했다. 처음에는 사진 속 2인석 중 한곳에 앉았는데 직원 분이 좁다고, 보다 넓은 4인석을 추천해 주셔서 그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러한 배려는 아무래도 분주함으로 가득한 식사시간대가 아니었기에 맞닥뜨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디에서나 경험하게 되는 친절이라고 볼 수는 없었으므로,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모습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꼈던 하루였음을 밝힌다.



그리고, 여기에도 나름의 야외석이 있어서 대학로 밥집 부부식당의 공간 활용이 탁월하다고 여기지 않을 수 없었다. 독특한 무늬를 보유한 유리와 개성 넘치는 커튼의 모습도 감명깊었다.



둘이 마시기에 적당한 양이 담긴 물통의 모양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식사 메뉴와 함께 음료를 같이 주문해서 물을 많이 마시진 않았지만, 날이 더웠던 관계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았다.



귀여운 고양이 부부가 함께 식사를 즐기는 그림이 그려진 부부식당 티슈도 눈길을 잡아끌었다. 혜화역 부부식당은 과거에 퓨전한식을 맛보는 일이 가능한 음식점이었는데, 현재는 한식과 양식 중에서 원하는 종류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퓨전 레스토랑이라는 타이틀이 걸맞는 장소로 탈바꿈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찾았더니 메뉴가 꽤 많이 달라져 있어서 호기심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이날은 지금껏 먹어왔던 한식 위주의 밥메뉴 대신, 새로 생긴 파스타 메뉴로만 두 가지를 골라 주문해 봤다. 메인메뉴가 등장하기 전, 무피클과 감자 샐러드가 기본 반찬으로 나왔다.


무피클은 상큼하면서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고, 감자 샐러드는 큼직한 감자를 중심으로 계란 으깬 것과 샐러리 등의 채소가 버무려짐에 따라 부드러운 식감과 쌉쌀한 맛이 어우러지는 게 중독성이 있었다. 특히, 샐러리 특유의 쌉싸름함이 입을 감쌌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참깨 드레싱을 소스로 올린 샐러드가 1인 1접시로 나오는데 이것이야말로 부부식당만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들렀음에도 변함이 없었던 것이 이 샐러드 뿐이라서 먹는 내내 다양한 감정이 교차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참깨 드레싱과 샐러드의 궁합이 환상적이라 입은 매우 즐거웠다. 




그리고 역시나 가장 먼저 우리 곁을 찾아온 메뉴는, 음료로 선택한 순천매실에이드였다. 부부식당에서 마신 이 드링크 덕택에 순천 특산품 중의 하나가 매실이라는 점도 새로이 깨닫게 돼 흥미로웠음은 물론이다. 


일단은 부부식당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알려진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컵의 비주얼이 돋보였고, 매실에이드 위로 각종 과일과 허브가 곁들여진 점도 눈에 쏙 들어왔다. 단, 음료의 색깔이 우리의 예상과 달라서 처음에는 레몬에이드가 잘못 나온 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직접 먹어보니까 순천매실에이드가 맞았다. 의심해서 미안. 



처음 마셔 본 순천매실에이드는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에이드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탄산의 톡 쏘는 맛이 덜하고 매실의 새콤함이 중점적으로 입 안에 가득히 퍼지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친구랑 둘이서 먹자마자 맛있다고 감탄했던 드링크 메뉴이기도 했다. 




통새우로제파스타는 로제소스를 베이스로 새우, 루꼴라, 그라노파다노치즈가 파스타면과 함께 조화를 이룬 메뉴였다. 참고로, 로제소스는 토마토소스와 크림소스의 만남을 통해 탄생된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로 인해 두 가지 맛을 한꺼번에 만나보게 돼 뜻깊었다. 


그리하여 부부식당의 통새우로제파스타는 토마토소스의 풍미가 진하게 우러나옴과 동시에 크림소스의 부드러움이 적절히 배어든 맛이 꽤 괜찮았다. 눈에 보이는 통새우의 양도 적지 않았다. 



명란크림파스타는 명란, 크림소스, 그라노파다노치즈가 도드라짐으로써 이름에 걸맞는 맛을 자랑하는 메뉴였다. 정갈하게 쌓아올린 파스타면에 명란과 크림소스, 그라노파다노치즈가 듬뿍 담겨져 먹기 전부터 입맛을 돋구었다. 뿐만 아니라 데코레이션을 위해 장식된 소스 사이의 허브잎도 앙증맞았다. 


특히, 명란이 한데 뭉쳐있지 않고 접시 안에 골고루 퍼져서 감칠맛을 더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로써 짜지 않은 명란의 고소함에 크림소스 특유의 고소함이 동반돼 고소한 맛이 2배로 느껴지는 점이 일품이었다. 


게다가 크림소스도 많이 느끼하지 않아서 순식간에 먹어치운 파스타였다. 덧붙여, 명란을 좋아하는 친구의 취향에도 잘 맞았다고 해서 뿌듯했다. 



혜화역 2번 출구 근처의 대학로 밥집 부부식당에서 통새우로제파스타, 명란크림파스타, 순천매실에이드로 저녁을 먹고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진행 중인 연극 <마우스피스>를 관람하니 그야말로 깔끔한 동선이 완성돼 딱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추천하고픈 메뉴는, 순천매실에이드와 명란크림파스타! 밥메뉴 말고도 파스타 메뉴 역시 맛이 훌륭하다는 걸 확인했으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다른 음식에 도전해 봐야겠다. 확실히 아트원씨어터에서의 토요일 밤공이 예정되어 있을 땐, 부부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관극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는 더더욱, 이동경로가 최소한으로 줄어드니 완벽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