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정으로, 친구들을 둘러싼 비밀과 의혹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소설

2022년 7월, 독일 작가로 국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신작이 드디어 발매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타우누스 시리즈 10번째 작품으로 만나보게 된 소설 <영원한 우정으로>는 총 2권의 책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었다. 그리하여 새롭게 눈 앞에 펼쳐지던 흥미진진 미스터리의 묘미를 실감하며 잠시나마 여름의 무더위를 극복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빈터샤이트 출판사 전직 기획부장 겸 편집자로 일했던 하이케 베르시가 집안에 혈흔만 남겨둔 채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호프하임 경찰서 강력11반이 수사에 나선다. 참고로 빈터샤이트는 피아의 전 남편이자 법의학자로 활동 중인 헤닝 키르히호프를 현실에 입각한 범죄소설을 집필하게 도움으로써 베스트셀러 작가에 등극시킨 출판사로써 뜻밖의 연결고리가 인연이 됨에 따라 얽히고 설킨 매듭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눈여겨 볼만 했다.

 

하이케는 신랄한 비평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는데, 자신의 출판사를 설립할 계획을 추진해 나가면서 악행을 저지르는 일 또한 마다하지 않았다. 빈터샤이트의 작가와 동료들을 빼가려다 많은 이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본인이 담당한 작가의 작품이 표절임을 만천하에 공표했을 땐 급기야 고개를 내젓게 되고야 말았다. 심지어 하이케의 강요로 이루어진 일이었는데 말이다.  

 

수사반의 올리버 폰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경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탐문조사를 시작으로 모습을 감춘 하이케의 실종을 추적해 나간다. 그 속에서 하이케를 포함하여 빈터샤이트 출판사 문학부 기획부장 알렉산더 로트, 헤닝 키르히호프의 문학 에이전트 마리아 하우실트, 서점 책들의 집 소유주 요제핀 린트너, 핑크 인쇄소 소유주 슈테판 핑크가 우정을 나눈 오랜 친구임이 밝혀짐과 동시에 35년 전에 벌어진 과거의 사건이 현재의 연이은 비극을 불러 일으킨 원인이었음을 알아차리고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순간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소설 <영원한 우정으로>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사건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러한 이유로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 중에서 <사랑받지 못한 여자>와 <너무 친한 친구들>이 헤닝의 작품으로 언급되며 스토리의 흐름에 자연스러움을 더해주던 부분도 기억에 남았다.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팀워크가 여전히 완벽해서 읽는 내내 몰입감이 극대화되었고, 헤닝이 선보인 의외의 재능도 놀라움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중심인물들의 녹록지 않은 현실과 더불어 책의 도입부를 통하여 지난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 보여줌으로써 읽은 지 오래돼서 잊고 있던 타우누스 시리즈를 다시금 머리 속에 떠올리게 만든 점도 마음에 들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범인의 실체가 뚜렷해지는 상황 속에서 의외의 반전이 거듭됐던 만큼,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책에 집중하게 될 때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원한 친구들 사이의 오래된 사랑과 우정, 배신의 대서사시가 잔혹함을 선사해서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친구들을 둘러싼 비밀과 의혹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소설의 매력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기대 이상의 전개를 확인하게 해줘서 재밌었다. 이제 막 타우누스 시리즈 신간이 출시됐지만 1권부터 2권까지 순식간에 섭렵했으니, 벌써부터 다음 얘기가 기대될 수 밖에 없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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