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경양카츠, 제대로 바삭한 돈카츠와 와사비의 궁합이 베스트!
연남동 경양카츠로의 방문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이루어졌다. 비가 많이 내리던 날, 원래 가려던 밥집이 멀게만 느껴지던 바로 그때 눈앞에 나타난 밥집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녁시간대가 지난 8시 즈음에 도착했던 관계로 기다릴 필요가 없었던 점도 매우 다행스러웠다. 웨이팅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므로.
경양카츠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깔끔한 경양식 인테리어와 더불어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를 엿보는 것이 가능해 좋았던 곳이었다. 특히, 테이블마다 머리끈을 제공해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냅킨에서도 경양카츠만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어 꽤 괜찮았다.
2인용, 4인용 테이블 외에 밖을 내다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창가석이 마련된 점도 눈에 쏙 들어왔다. 창 밖의 풍경을 즐기며 밥을 먹기 좋은 구조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다만, 의자 사이의 간격이 좁아 보여서 테이블석이 남았을 때 굳이 이 자리를 선택할 것 같진 않았다. 짐이 워낙 많아서 우리는 힘들 듯......
모던한 분위기 속에서 은은한 조명의 빛깔과 생김새도 시선을 사로잡았던 연남동 경양카츠였다. 이와 함께, 오픈키친으로 구성된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는 걸 보며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참고로, 경양카츠는 70~80년대 국내 경양식 감성과 일본식 카츠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끔 재해석함으로써 시작된 한국식 퓨전 돈카츠 가게라고 한다.
이곳에서 유명한 메뉴는 서울수육카츠와 서울족발카츠 두 가지인데, 친구와 나는 개의치 않고 익숙한 돈카츠 메뉴를 선택했다. 나중에 온 손님이 시켰을 때 품절이라고 했으니, 우리가 주문했어도 먹지 못했을 거다. 그런 의미에서 먹을 때 만큼은 선견지명이 탁월한 우리들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친구의 치즈카츠는 돼지 등심에 천연치즈가 곁들여짐으로써 함께 튀겨 만든 음식이었다. 치즈의 풍성함이 비주얼적으로 합격점을 주게 만들었던 카츠이기도 했다.
그리고, 카츠를 주문하면 잔치국수가 나오는 점이 굉장히 신기했다. 맑은 국물과 적당한 굵기를 지닌 국수면의 조화가 카츠의 느끼함을 덜어주고 시원함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잔치국수 옆으로 뚜껑이 닫힌 채로 등장하는 귀여운 그릇 안에는 메추리알 후라이가 올려진 밥이 담겨 있었다. 굉장히 깜찍한 미니어처 느낌이라 보자마자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치즈카츠는 앞선 설명과 더불어 보여지는 그대로의 맛을 지닌 카츠였다. 바삭한 튀김옷에 부드러운 돼지등심과 치즈에 어우러지는 맛이 훌륭했다.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고른 건, 안심X등심카츠로 등심과 안심을 동시에 맛보는 것이 가능함으로 인하여 흡족함이 더했다. 안심과 등심 중에서 선택이 힘든 날 먹기에 딱인 고객맞춤형 메뉴임을 인정!
메인메뉴인 카츠 외에 다른 구성은 앞서 만나 본 치즈카츠와 동일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카츠 메뉴의 양은 200G으로 다르지 않은데, 안심X등심카츠의 경우에는 안심 100G과 등심 100G으로 나누어지니 이 점을 기억하면 되겠다.
기본 반찬으로는 부추무침과 백김치를 만날 수 있었는데 백김치가 입맛에 잘 맞았다. 뿐만 아니라 카츠에 찍어먹는 소스의 종류가 다양했던 것이 특징으로 여겨졌다. 맨 위쪽은 젓갈, 레몬, 돈카츠 소스 순서로 놓여져 있었다. 레몬은 돈카츠에 뿌려먹는 용도였고, 돈카츠 소스는 평범했으며, 젓갈 소스는 낯설지 않은 특유의 맛이 카츠와 어우러지며 독특함을 선사했다.
아래쪽으로는 와사비, 새우젓, 송로버섯 소금 순이었는데 이중에선 와사비와 돈카츠의 조합이 훌륭했다. 친구와 내가 와사비 맛집이라고 우스개소리를 나눌 정도로, 각기 다른 맛을 지닌 두 음식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음을 밝힌다. 톡 쏘는 와사비와 바삭한 돈카츠 최고!
덧붙여, 송로버섯 소금의 맛은 무난했고 새우젓은 많이 얹으면 짠 맛이 확 전해져 와서 양을 조절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동그란 모양의 안심 카츠는 부드러웠고, 직사각형 모양의 등심 카츠는 비계와 함께 먹었음에도 많이 느끼한 편이 아니라 좋았다. 두 카츠 모두 고기가 질기지 않은 점이 매력적이었다.
고기는 보들보들하고, 튀김옷은 바삭한 것이 맛있어서 쉴새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던 하루였다. 양도 적지 않아서 먹는 동안 배가 불러왔다.
줄을 서서 먹었더라면 맛에 대한 평가가 조금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웨이팅을 1도 하지 않았으므로 이로 인한 추가점수를 드리는 바입니다. 돈카츠 외에 모든 메뉴가 리필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한상 차림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해서 리필을 따로 한 건 아니지만.
아, 사이드 메뉴가 안 되는 점은 아쉽고 또 아쉬웠다. 단호박 고로케 먹어보고 싶었는데, 언제 또 오게 될지 알 수 없으니 궁금한 메뉴로 남겨두는 수 밖에.
겉은 바삭, 안은 부드러운 돈카츠와 와사비의 궁합이 베스트였던 연남동 경양카츠였다. 여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돈카츠의 바삭함, 그 뒤를 잇는 건 와사비의 알싸함!
다른 것보다도 제대로 바삭한 돈카츠를 맛보고 싶다면 이곳의 문을 두드려 보기를 바란다.
'맛있는 위로 > 따뜻한 밥 한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로 밥집 콩나물장수에서 콩돈 먹고 디저트로 준비된 아이스크림까지 완전 정복 (0) | 2019.04.25 |
---|---|
합정 우동카덴 :: 비 오는 날엔 따뜻한 국물과 튀김이 있는 덴뿌라 우동! (0) | 2019.04.18 |
종로5가역 밥집 배부장찌개의 양 많은 통 생돼지 김치찌개, 맛도 괜찮다! (0) | 2019.03.25 |
대학로 삼삼뚝배기 :: 혜화역에서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백반의 매력이 이곳에 (0) | 2019.03.13 |
구일역 동양미래대 밥집 식도가 두부이야기 고척점, 맛있게 얼큰한 두부해물전골 최고! (0) | 2019.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