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 감골집 대학식당 :: 홍아센에서 가까운 대학로 한식 위주의 백반집 발견, 불맛 최고!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관람 전, 친구와 식사를 하기 위해 감골집 대학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혜화역 3번 출구로 나와 홍아센까지 직진한 뒤, 정문이 아니라 후문쪽으로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밥집이었다.
홍아센을 여러 번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후문으로 와본 건 처음이었는데, 근처에 자리를 옮긴 신선식탁 또한 눈에 보여서 반가웠다. 그런 이유로, 다음에는 여기서 밥을 먹어볼 생각이다.
대학로 감골집 대학식당의 외관은 이랬다. 한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배달, 포장 또한 가능하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 또한 다양해서 얼른 맛보고 싶어졌음은 물론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앉고 보니, 근처 대학생들과 회사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식당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빈 자리가 금방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다른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이 서로 메뉴에 대해 이야기하며 주문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감골집의 메뉴판은 찌개류, 볶음류, 반찬류의 총 3가지로 나누어진 것이 특징이었다. 각각의 메뉴 종류에 벗어나는 음식도 눈에 들어왔지만 별 상관은 없었다. 참고로, 여기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는 삼겹살, 김치삼겹을 포함해 전부 1인분 주문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됐다. 그러니 혼밥도, 당연히 가능.
친구와 나는 고민하다가 찌개류와 볶음류에서 원하는 음식을 하나씩 골라서 시켰다. 참고로, 우리가 갔던 날은 감골집의 메뉴 중에서 제육볶음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음식의 원산지에 대해서도 메뉴판 옆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김치 재료인 배추는 국내산, 고춧가루는 중국과 국산의 혼합이었고, 생선은 국내산이라고 한다.
고기 중에서도 제육은 미국산, 삼겹살은 독일, 생삼겹살은 국내산, 불고기는 호주, 마지막으로 쌀은 국내산으로 설명되어졌다.
음식을 주문하고 난 뒤에 감골집의 기본 반찬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는데 푸짐한 양과 더불어 종류까지 다채로워서 눈이 번쩍 뜨였다. 부추부침개, 치킨탕수육, 계란장조림, 무생채, 김장김치까지 다 맛있었다.
특히, 반찬으로 나올 거라 예상치 못했던 치킨 탕수육이 입맛을 사로잡았고 김장철에 만든 것이라고 짐작되는 김장김치의 맛 또한 인상적이었다. 다만, 미리 만들어둔 상태라 기본반찬의 경우에는 온도가 따뜻하지 않고 차가웠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겠다. 그래도 맛있어서 괜찮았다.
우리의 메인 메뉴는 제육볶음과 순두부찌개였다. 1인분씩 주문했을 뿐이지만 둘이 먹어도 은근히 줄어들지 않을 정도로 넉넉해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당연히, 맛 또한 기대 이상이었으므로 밥과 함께 먹기에 더없이 흡족한 메뉴였음을 밝힌다.
제육볶음은 잘게 썰어낸 고기에 적당히 매콤한 양념이 잘 배어들어서 맛이 좋았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고기에 각종 야채를 함께 볶아내 완성된 요리는 정말 맛있었다.
여기에 불맛까지 가미된 맛이 최고였다.
보글보글 끓는 상태로 뚝배기에 나온 순두부찌개 역시 입 안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부드러운 순두부를 중심으로 곁들여진 재료들과 양념의 향연 덕택에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었다. 꽤 얼큰한 맛이 인상적이었고, 순두부찌개에서도 불맛이 나서 입을 매료시켰다.
처음 와봤지만, 대학로 감골집 음식의 특성이 불맛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어 재밌었다. 그리하여, 불맛이 전하는 한식의 감칠맛이 좋았다. 매운 맛이 제육볶음에 비해 조금 더 강했지만, 밥과 같이 먹으면 완벽해서 아쉬움은 없었다.
기본반찬과 순두부찌개, 제육볶음에 더해 밥 한 공기와 국 한 그릇까지 테이블에 등장하니 제대로 된 한상차림이 완성됐다. 이때 밥과 함께 내어주신 국은 찌개류를 주문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준비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순두부찌개를 이미 시킨 상태였지만, 그래도 국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기에 달라고 해서 같이 먹었다.
밥과 같이 나온 국도 맛있어서 천천히 음미하며 풍성한 한끼를 즐겼다.
홍아센에서 가까운 대학로 한식 위주의 백반집인 감골집을 발견한 건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요리에 은근한 불맛이 추가된 점도 매력적이라서 근처에 갈 일이 또 생긴다면 재방문을 꼭 해야겠다 다짐했다. 가격도, 메뉴의 종류도 마음에 쏙들었던 음식점이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홍아센에서 한식을 먹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식당이 혜화 감골집 대학식당임을 이야기하고 넘어간다. 공연 보러 가서 맛있는 밥집 알아내는 재미도 쏠쏠해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