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위로/따뜻한 밥 한끼

대학로 모두랑 즉석떡볶이 :: 둘이서 2인분에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초록별 2019. 10. 14. 19:38

서울 혜화역 4번 출구에서 가까운 대학로 모두랑 즉석떡볶이는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떡볶이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었는데,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계단을 내려간 뒤에야 목적지를 만나는 것이 가능했다. 언제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걸로 봐선 꽤 오래된 가게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이와 함께, 벽면을 가득 채운 포스트잇의 모습 또한 확인하게 돼 흥미로웠다. 대학로답게 공연 포스터 역시 눈에 띄었음은 물론이다. 



모두랑의 즉석떡볶이는 빨간 떡볶이와 짜장 떡볶이 두 종류로 나누어져 있었고, 매운 단계 역시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존재해 선택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었다. 둘이서(2인), 트리플(3인), 킹왕짱(4인) 세트가 기본 메뉴였고, 여기에 추가사리를 함께 먹는 재미도 쏠쏠해 보였다. 음료수와 맥주도 여러 종류였는데, 우리는 물을 마실 거라서 요건 패스했다. 


이와 함께 벽면에 부착된 메뉴판을 확인하다가 벽을 뚫고 나올 준비를 하는 헐크의 모습도 만나보게 돼 반가웠다. 



2인 세트 둘이서의 가격은 11,000원이었다. 떡 2인분, 라면 반쪽, 쫄면, 오뎅, 야채, 김말이 2개, 야끼만두 2개, 계란2개가 알차게 들어간 구성으로 테이블에 메뉴가 등장하자마자 절로 시선이 갔다.



당근, 양배추와 함께 깻잎이 야채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끓기 전부터 마음에 들었던 대학로 모두랑 즉석떡볶이였다. 짜장 떡볶이도 궁금했지만 이날은 첫 방문이니까 빨간 떡볶이로 스타트를 끊었다.   



즉석떡볶이가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포착되니 절로 군침이 넘어갔다. 기본 반찬으로는 원하는 만큼 셀프로 담아 먹을 수 있는 단무지가 전부였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떡볶이가 끓기 시작하면, 냄비 바닥에 눌러붙음과 더불어 재료 자체의 퍼짐을 방지하기 위해 면부터 먼저 먹어주면 된다. 1단계 매운 맛으로 주문했더니 맵지 않은 달달함이 입 안에 퍼져서 좋았다. 뿐만 아니라 학창시절에 학교 근처에서 사 먹던 즉석떡볶이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련해졌다. 



떡볶이도 괜찮았지만, 모두랑에선 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해야 완벽한 결말이 완성되니 이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참고로, 즉떡 마무리 볶음밥의 가격은 1인분에 3,000원이었다. 밥에 소스와 치즈, 옥수수, 김, 참기름을 곁들여 조리한 볶음밥은 기대 이상으로 정말 맛있었다.



아무래도 모두랑 볶음밥의 비결에는 옥수수가 한 몫을 크게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 덕분에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지금까지 다른 곳에서 먹어본 적 없는 볶음밥의 신세계를 마주하게 돼 행복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로 모두랑 즉석떡볶이에서의 볶음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확신한다. 덧붙여서, 이날 먹은 빨간 떡볶이용 볶음밥이 맛있었기에 짜장 떡볶이용 볶음밥도 그에 못지 않을 것 같아 궁금해졌다. 그러니까 다음에 모두랑에 가면, 그때는 잊지 말고 짜장 떡볶이와 볶음밥을 꼭 먹어봐야겠다. 떡볶이보다 볶음밥이 자꾸 생각나는 가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떡볶이를 안 먹을 순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