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구내식당 담소원 :: 예술의전당 근처 밥집으로 깔끔한 식사가 가능한 곳
예술의 전당으로 공연 보러 가는 날,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국립국악원 구내식당 담소원을 알게 돼 이곳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로 나와서 예술의 전당을 지나 조금 더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국립국악원 국악누리동 지하 1층에 담소원이 있었다.
사진 속의 건물이 바로 국립국악원 국악누리동이다. 이곳에 나의 최종 목적지인 담소원이 존재해서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이 건물에는 담소원 외에도 사무동, 연습실 등이 함께 자리잡았음을 층별 안내도를 따라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1층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담소원이라는 세 글자가 모습을 드러내서 설렜다. 이와 함께 화살표를 따라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민트색 출입구가 눈에 띄어 문을 열고 성큼성큼 식당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문은 왼쪽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면 열린다.
참고로, 국립국악원 담소원의 석식은 오후 5시 30분터 6시 30분까지만 이용이 가능하니 이 점을 방문하기 전에 미리 체크하기를 바란다.
국립국악원 관계자 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는 담소원의 석식 가격은 5,000원이었다. 그리하여 설치된 기계를 통하여 카드 결제를 하고 나서 받은 식권은 색감마저 영롱했다.
저녁식사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식당 내부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다 국그릇을 받고 식권을 낸 다음,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식판에 담아 빈 자리에 앉았다. 국을 제외하면 모든 음식이 자율 배식인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식은 금물이니 욕심은 내지 않기로 했다.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위해서도 절제는 필요한 법이니까.
이날 만나볼 수 있었던 담소원의 석식 메뉴는 위와 같았다. 쌀밥에 콩나물국을 중심으로 잡채, 포기김치, 양파초절임, 소불고기가 나오는 메뉴 구성이 식단표를 본 순간부터 음식을 식판에 담는 순간까지 흡족함을 선사했다. 물론, 맛도 좋았다.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먹을수록 입 안에 전해져 오는 잡채 특유의 느끼함을 포기김치가 맵지 않은 아삭함으로 달래주었고, 버섯이 어우러진 소불고기도 질기지 않아 밥과 함께 먹기에 괜찮았다. 콩나물국 역시도 시원한 맛이 훌륭했다. 다만, 양파초절임의 새콤함이 내 기준에선 유일하게 아쉬웠다. 양념이 양파에 조금 더 스며들었더라면 더 좋았을 법 했다.
그래도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식판에 담아 온 모든 메뉴를 남김없이 해치우는데 성공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고 푸짐한 한끼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예술의 전당 근처에 존재한다는 걸 알게 돼 기뻤던 것도 사실이다. 이용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일러서 자주 올 수는 없겠지만 재방문 의사는 100%라는 점을 밝힌다. 5천원의 행복, 그 이상을 깨닫게 해준 밥집이었으므로.
덧붙여, 식단표에 적힌 음식 외에 고추장이 담긴 그릇이 담소원에 놓여 있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의 식성에 따른 입맛을 고려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어 절로 눈길이 갔다.
배부르고도 든든한 식사를 마친 뒤에는 후식으로 미숫가루를 마셨다.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만든 미숫가루가 커다란 통에 가득 채워져 있어서 국자로 원하는 양을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게 가능했다. 고소하고 달콤한 미숫가루의 맛은 역시나 최고! 밥 먹고 난 뒤의 디저트로도 완벽함을 선보였다.
미숫가루 역시도 자율배식으로 양껏 마셔도 되는 시스템을 자랑해서, 한 컵 마시고 또 한 컵을 시원하게 들이켰다. 얼음은 빼고, 미숫가루로만 전부 채워서 먹으니 꿀맛이었다. 미숫가루, 최고!
식사 후에 식당을 나와서 잔디가 심어진 공간을 지나 쭈욱 걸어가다 보니 갓 모양의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 예술의전당이 눈에 쏙 들어왔고, 이로 인하여 접근성도 상당히 괜찮은 국립국악원 담소원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어 행복했다.
예술의전당 근처 밥집으로 가볼만한 곳인 건 맞는데,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와 요일이 제한된 식당이니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후 찾아가는 걸 추천한다. 식단표도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