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 :: 예측불허 사건의 결말 속에서 두드러진 뉴페이스의 활약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가 다음 시즌을 예고하는 쿠키 영상을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시즌1을 재밌게 봤던지라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빠르게 시즌2를 만나볼 수 있어 좋았고, MBC 시즌제 드라마의 성공을 확신하게 해준 작품으로써 앞으로를 기대하게 도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상당했다.
한층 더 복잡하고 참혹해진 사건 속 결말과 범인의 정체는 예상을 뛰어넘기 일쑤였는데, 그 안에서 새로이 합류한 뉴페이스의 활약이 돋보여 모든 회차를 흥미진진하게 시청하는 것이 가능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현실을 반영한 사건들이 곳곳에 배치돼 높은 몰입갑을 선사했다. 어린이 유괴 사건, 사내 성희롱 살인 미수 사건, 신혼 부부 교통사고 사건, 연예인 마약 성범죄 사건이 특히 그랬다. 반면에, 조현병 존속 살인 사건의 경우에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을 뒤집는 반전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이와 함께, 시즌1에서 절대악으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게 만들었던 오만상(김도현)의 귀환과 차수호(이이경)의 깜짝 등장도 눈여겨 볼만 했다.
참고로 올해 방영된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의 인물 관계도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약독물 학과 연구원으로 스텔라 황(스테파니 리) 대신에 샐리(강승현)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었고, 차수호는 자취를 감췄지만 강력한 악역인 닥터케이가 투입돼 존재감을 뽐내며 극에 스릴 넘치는 전개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샐리는 겉으론 시크함이 넘쳐 보이지만 은근히 여린 속내를 지님과 동시에 톡톡 튀는 카리스마와 투철한 프로정신이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실험실에서 물고기 해부할 때 엄숙한 부검을 진행하며 백범을 따라하는 장면은 귀여웠지만, 여자 백범이라는 별명답게 빡범 만만치 않은 까칠함을 드러낼 때가 없지 않으니 주의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였다. 덧붙여 국과수 원장 박중호(주진모)가 김샐리라고 부를 땐 친근함이 2배가 됐다고 한다. 마도남(송영규) 역시도 샐리에게는 친절하기 그지 없었다.
노민우는 닥터케이, 장철을 포함해 총 1인 3역을 소화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역시나 닥터K였다. 더불어 드라마를 계속 시청하다 보니 완벽한 악역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 의해 악역으로 길러졌음을 알게 돼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다. 다중인격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 낸 노민우에게 박수를, 이제부턴 명석한 두뇌를 정의로운 곳에 사용하기를 바라며 다음 시즌에서의 만남을 고대해 본다.
은솔과 빡범을 서포트하는 검찰과 국과수 멤버들의 콜라보레이션도 매우 훌륭했다. 수사계장 강동식(박준규), 실무관 천미호(박희진), 법의조사관 한수연(노수산나) & 장성주(고규필), 도지한 검사를 보필하는 수사계장 양수동(김영웅)의 열연도 눈부셨다.
특히, 부검 및 현장감식이 진행될 때마다 어려운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해주는 장성주의 역할이 드라마를 이해해는데 큰 도움이 됐음을 밝힌다. 감초 연기를 참 잘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제 막 1년 차가 된 은프로의 멘토이자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를 진두지휘한 검사 도지한(오만석)의 포스도 빛났다. 노한신(안석환), 갈대철(이도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롤모델로 삼기에 딱이었다.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에서는 닥터케이와 대립하며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는 때도 없지 않았는데, 쿠키영상에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줘 깜짝 놀랐다.
확실히 시즌1에 비해 더 나아진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의 면면을 경험하게 해줌으로써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금 집중시켰다. 로맨스적 분위기가 감도는 찰나도 있긴 했지만, 작품의 환기를 위해 곁들인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다. 샐리가 스무 살 차이 나는 백범에게 고백을 거절당하자 쿨하게 인정한 뒤로는 오히려 하우스 메이트가 된 은솔과 샐리의 케미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한수연과 장철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어떤 결실을 맺게 될 지가 오히려 더 궁금하다.
다만, 가끔씩 너무 과하게 꼬아 놓은 반전을 마주하게 될 때면 짜릿한 묘미가 아니라 집중력을 깨뜨리는 산만함이 전해져 와 이 점은 아쉬웠다. 반전에 반전을 선보이는 것까진 좋은데 적당한 선에서의 완급 조절은 해주면 좋겠다.
이번에 방송된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는 법의관 백범이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신의 부검을 통해 죽은 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건 해결을 도모하는 백범의 끈질긴 노력이 빛을 발함에 따라 진범을 발견해 냈을 때의 짜릿함은 실로 대단했다.
여전히 몸에 지니고 다니는 도라에몽 가방도 반가웠다. 김샐리도 비슷한 모양의 가방을 소지하고 다니는 게 눈에 보였을 땐 웃음이 빵 터졌다.
시즌1에 비해 윽박지름이 다소 줄어든 대신에 부검 시간이 늘어난 점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범죄 또한 점점 더 진화되어 가고 있음을 입증시켜주는 장면이었으므로.
동부지검과 국과수 멤버들이 빡범의 집에 둘러앉아 치킨을 먹는 장면도 굉장히 아름다웠다. 여전히 곁을 내어주는 편은 아니었고, 혼자서만 의자에 앉아 취미생활에 집중하는 모습이 전부였지만 귀를 열어둔 채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재영의 빡범, 아니 백범이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날을 기다려 본다. 시즌마다 달라질 것을 기대하면서.
'범죄는 진화했고, 공조는 진보했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는 솔직히 말해서 타이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었다. 그 이유는 은솔과 백범의 공조가 아닌, 백범과 도지한의 공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검법남녀>가 아니라 <검법남남>이라고 하는 게 더 맞아 보였다. (포스터만 투샷으로 제작하면 다냐고요!)
한 마디로, 은솔의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게 가장 큰 옥의 티였다. 수석검사가 1년차 검사를 이끌어 주는 건 수긍이 가지만 시즌2 속 은프로는 수석 보조에 가까웠어서 이게 뭔가 싶었다. 진짜로 도지한과 백범, 도지한과 닥터케이 밖에 안 보였다.
한 가지 더, 검사들이 자꾸 옷을 벗고 변호사가 되는 설정도 반복되니 식상하게 느껴졌다. 강현 역의 박은석은 까메오 출연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도지한까지 변호사가 될 거라고는 예상치 못해서 당황스러웠다. 검사와 법의관만으로는 정의 구현이 힘든 걸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왜 도검이 도변이 되어야만 했는지는 어느 정도 짐작이 가지만 말이지.
그래도 연기 잘하는, 새로운 얼굴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던 순간 만큼은 장점으로 꼽고 싶다. 이러한 이유로 선정해 본 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의 씬스틸러는 송지수 검사 역의 김지성.
대검찰청의 감찰검사로 갈대철의 감찰을 진행할 때 보여준 열연이 압권이었고, 도지한 검사 밑에서 일을 배운 은솔을 탐내며 감찰관 자리를 제안하던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변호사가 된 도지한을 대신해 은솔의 조력자로 시즌3에서 재등장해 준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다. 여검사 선배와 여검사 후배의 절묘한 팀워크 역시 보고 싶었던 그림 중 하나였으므로. 이 그림이야말로 검법남녀의 타이틀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캐릭터 설정이 아니었을지. 여러모로 제목에 걸맞는 검사와 법의관의 제대로 된 공조를 보여주는 일 역시 쉽지 않음을 깨닫게 해준 드라마였다.
겨우 1년 차 검사가 되었을 뿐이지만 예전보다 차분하게 사건을 바라보고 해결을 위하여 범인 추적에 최선을 다하는 은솔을 다시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시즌1 때는 아무래도 감정적으로 앞서는 부분이 많아서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성장한 은프로를 마주하게 되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어 안심이 됐다.
포토 메모리 능력을 활용해 범인 검거에 일조하는 모습도 감명깊었다. 다만 대사 칠 때 발음이 부정확할 때가 있어서 이 점은 조금 더 보완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ㅅ'발음이 새는 게 귀에 너무 잘 들려와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부탁하고 싶다. 정유미는 누가 뭐래도 드라마 검법남녀의 여주인공이니까 더 나아질 모습을 기다려 보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송지수 검사의 제안을 거절한 은솔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아냈던 엔딩이기도 했으니까. 기다릴 것이다.
시즌1에는 있고 시즌2에는 없는 것, 은솔과 빡범의 티키타카 또한 시즌3에서는 꼭 만나보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유미와 정재영의 검법남녀가 오래도록 장수하는 시즌제 드라마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아서. 대한민국 수사 장르물의 한 획을 긋는데 성공했으니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갈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