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위로/어느 날의 카페

홍대 연남동 카페 코발트 무드에서 귀여운 당근 케이크와 빈티지한 분위기에서 음료 마시기

초록별 2019. 5. 25. 07:25

홍대 연남동 카페 코발트 무드는 빈티지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공간이었다. 원래 디저트를 먹기 위해 따로 찾아둔 곳이 있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때 이미 만석이었고, 웨이팅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걷다가 만나게 된 장소가 바로 여기였다.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카페였는데도 눈에 확 띄어서 곧바로 계단을 올라가 입구의 문을 열었다. 빈 자리가 존재하는 걸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잡은 뒤, 주문을 위해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른 시간대가 아니었기에 남은 디저트 종류가 많지 않아서 슬펐다. 사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딸기 크림치즈 케이크가 한 조각이 시선을 집중시켰으나 음료를 고르는 사이에 사라져서 아쉬웠다. 한참 전에 주문이 완료된 케이크라는 걸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와중에 각기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는 유리컵과 찻잔을 포함한 그릇의 모양은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이유로, 예쁜 식기에 담긴 디저트의 비주얼이 절로 상상돼서 기분이 좀 좋아졌다. 



그 옆으로도 깜찍한 소품들이 진열돼 손님들을 반기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핑크빛 색감을 자랑하는 핑크 자몽에이드의 빛깔이 한동안 시선을 사로잡았다.


귀여운 모양의 양초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카페 코발트 무드 내부의 조명 자체가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곳곳에 배치된 조명의 역할이 꽤나 비중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카페 이름인 코발트 무드(Cobalt Mood)를 영어로 기록한 글자들이 여럿 눈에 띄는 점도 재밌었다.



그리고 사진 속 초록 스탠드는 테이블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반가움을 뽐냈다. 여러 공연 소품으로 만나본 경험이 있었던 만큼, 잠시나마 아련한 기분이 들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테이블마다 자리잡은 색다른 디자인의 꽃병과 촛대 역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벽면에 장식된 스푼의 모양도 제각각인데 그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빈티지함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테이블 위 손수건에 안착한 소품들의 집합이 은근히 앙증맞고 귀엽게 보여졌던 순간이기도 했다. 



신기하게도, 홍대 연남동 카페 코발트 무드의 테이블은 어느 것 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다. 그리고 둘이 나란히 앉아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이 다수였던 점도 이곳의 특징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겠다. 이와 함께, 거울이 정말 많았다. 



아담한 내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는데 이로 인한 개성이 도드라져 그리 나쁘지 않았다. 참고로, 다인용 테이블은 많지 않았기에 여럿이 같이 올 거라면 시간대를 잘 맞춰 와야 할 것으로 보여졌다. 



우리는 음료 두 잔과 케이크 한 조각을 시켰다. 동그란 테이블이 주문한 메뉴로 가득 차서 즐거웠다. 촛대와 꽃병도 함께였다. 창가석에 앉은 관계로 멋스러운 커튼이 잘 보이도록 정리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 커튼을 열면 바깥 풍경이 보이는 유일한 좌석으로써 나름의 뷰 포인트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음료를 담은 잔과 받침대까지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어서 눈여겨 볼만 했다. 우연히 찾아 들어온 곳이지만 알고 보니 이미 유명한 카페라는 점에서 코발트 무드의 명성이 자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일단 눈으로 확인하게 돼 만족스러웠다.  


참고로, 이곳에선 디저트를 제외하고 1인 1음료가 원칙이니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둘이 와서 1음료 1케이크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  



친구는 아메리카노 위에 달달한 생크림이 올라간 커피인 아인슈페너를 골랐다. 아메리카노 반, 생크림 반의 기운이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아인슈페너만의 비주얼이 아름다웠다.


코발트 무드의 아인슈페너는 크림이 맛있는 커피였다. 아메리카노의 쌉쌀함보다 크림의 달콤함을 좋아하는 우리의 취향에 걸맞는 맛을 자랑했다. 그렇다고 너무 달기만 하면 또 아쉬우니, 아메리카노와 함께 즐기는 아인슈페너가 딱이었다. 



내가 고른 음료의 이름은 미숫가루 라떼 with 죠리퐁. 한 마디로, 죠리퐁 미숫가루 라떼라고 보면 된다. 이름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음료로, 친구가 마신 아인슈페너와 함께 오직 차갑게 즐길 수 있는 드링크였다. 


미숫가루 특유의 단 맛이 얼음에 녹아들어 시원하게 목을 축여주고, 죠리퐁의 달짝지근함이 화룡점정을 이뤄내는 것이 입맛에 잘 맞아 떨어지는 메뉴였다. 둘 다 달달함을 겸비했지만 같이 먹어도 많이 달지 않아 좋았다.



맛은 괜찮았지만 이왕이면 죠리퐁의 양을 조금 줄이고 미숫가루 라떼의 양을 늘리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드링크이기도 했다. 참고로 죠리퐁보다 미숫가루를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을 반영한 시식평이라는 걸 감안하기를 바란다. 


오래간만에 맛보는 미숫가루가 참 맛있었는데 생각보다 음료 자체의 양이 적어서 이 점은 좀 아쉽게 느껴졌다. 그 와중에 뽀빠이 캐릭터가 그려진 컵이 예뻤던 건 인정! 




당근 케이크의 생김새 역시도 깜찍발랄함 그 자체였으며, 맛도 있었다. 케이크 아랫부분에 곁들여진 과자 알맹이의 바삭함이 마음에 들었고, 당근 케이크의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식감 역시도 기대 이상이었다. 케이크 시트가 퍽퍽하지 않고 당근의 맛도 디저트에 맛깔나게 스며들어 포크의 움직임을 멈출 수가 없었다.


케이크 윗부분의 귀여운 토끼와 carrot 글자와 당근 그림도 완벽했다. 토끼 귀에 리본 장식까지 환상적이었던 데코레이션이 눈으로 먹는 즐거움까지 더해줘서 행복이 가득한 디저트와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당근 케이크를 처음 먹는다던 친구의 입맛까지 단숨에 사로잡은 메뉴이기도 했다. 


음료도 괜찮았지만 디저트가 훨씬 더 감명깊은 맛을 선사했으므로, 앙증맞은 당근 케이크와 빈티지한 분위기를 홍대 연남동 카페 코발트 무드의 강점임을 밝힌다.


언젠가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또 만날 수 있기를. 저녁 시간대 말고, 자연광이 가득한 낮 시간대에 한 번쯤 와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