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위로/어느 날의 카페
홍삼 디저트로 유명한 삼성역 카페 사푼사푼의 에클레어는 건강한 맛
초록별
2018. 12. 19. 08:01
카페 사푼사푼은 삼성역 KT&G 사옥 1층에 위치한 공간이다. KGC인삼공사에서 오픈했으며,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컨셉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정관장 홍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의 종류가 다양하게 존재해 홍삼카페로도 유명한데, 우리 역시도 안 먹어볼 수 없어서 디저트 중의 하나를 홍삼 메뉴로 골라봤다.
사옥 안에 공연장이 있어서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오며가며 스쳐 지나갈 땐 굉장히 멋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막상 내부로 들어가니 무난한 편이라서 감흥은 조금 덜했다.
참고로 내가 이곳에 직접 방문하게 된 건 뮤지컬 <더 픽션>을 관람한 날이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올해 봄, 4월에 다녀왔던 이야기라고나 할까?
카페 내부의 한가운데에 길다란 테이블이 배치된 것을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 양 사이드에는 개성 넘치는 모양새를 지닌 자리들이 각각 마련되어 있었다. 창 밖으로 보여지는 야외 테라스석의 모습 또한 확인이 가능해서 날씨가 괜찮을 땐 바깥에 앉아서 차 한잔 하기 괜찮아 보였다. 이날은 생각보다 빈 좌석이 많이 남지 않아서 우리는 카운터 가까이에 겨우 착석을 완료하게 됐다.
앉을 수 있는 것까진 좋았는데, 테이블이 낮고 의자에 등받이가 없어서 조금 불편했다. 그래서 의자 말고 쿠션 여러 개를 놓아둔 공간에 등을 붙였다. 의자와 테이블의 높낮이 및 모양까지 차이가 나는 점은 나름대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릴 때 받은 진동벨에는 사푼사푼의 마스코트 푸니가 그려져 있었다. 푸니는 올빼미를 형상화한 캐릭터로 꽤나 귀여웠다. 사푼사푼이라는 카페 이름 덕택에 탄생된 애칭 역시도 앙증 맞은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
푸니는 카페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음식이 담겨 나오는 접시와 컵이 카페 전용임을 알려주는 캐릭터로 활약하는 점이 재밌었다. 이로 인해 디저트가 담겨 나오는 접시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들어오는 카페 사푼사푼의 풍경은 이랬다. 테이블이 만석이라서 천장을 중심으로 담아봤는데, 반짝이는 조명이 밝음을 더해서 이날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우중충한 분위기를 잊을 수 있어 좋았다. 외국인이 꽤 많이 방문했던 점도 눈여겨 볼만 했다.
주문이 많아서인지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과 더불어 카페를 둘러보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아 이로 인한 단점을 잊게 해주는 게 다행스러웠다.
이날 홍삼 디저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홍삼 에클레어였다. 비주얼만 놓고 보면 기존에 먹어왔던 에끌레어와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한입 먹게 되는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빵 위에 올라간 촉촉한 크림과 빵 안에 포함된 부드러운 크림의 종류가 각기 달라 달콤함을 더했고, 바삭한 식감에 홍삼의 맛과 향이 부담스럽지 않게 입을 파고들며 즐거움을 전했다. 결론적으로는 큰 거부감 없이 홍삼 디저트를 섭취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어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도전은 일단 해보는 것이 맞는 듯 하다. 친구와 나 둘다 홍삼 특유의 맛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라 걱정이 됐는데 홍삼 에클레어는 맛있었으니까. 보기 좋은 홍삼 디저트가 먹기에도 참 좋았더랬다. 건강한 디저트 느낌도 물씬 풍겼다.
홍삼 에클레어 외에 홍차 케이크를 한 조각 주문해 같이 먹었다. 케이크 시트에서 전해져 오는 초코와 바닐라의 조합이 크림 속 홍차의 맛과 잘 어우러져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케이크였다. 이날 맛본 메뉴 중에서 단연, 베스트! 초콜릿 머드 케이크를 사이에 두고 고민했는데 잘한 결정이었다고 본다.
디저트 진열장을 바라보던 중, 홍삼 에클레어 외에 홍삼 너드 브라우니도 눈에 들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취향상 둘 다 홍삼이 곁들여진 메뉴로 선택할 수는 없었기에 호기심을 뒤로 했다. 이에 대한 후회는 없다.
음료는 아메리카노와 그린티라떼를 선택해 마셨는데, 디저트에 비해 큰 임팩트는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이렇게 글로 대신한다. 참고로, 이곳만의 시그니처 메뉴로 홍삼이 곁들여진 진생치노가 인기라는 점을 알고 방문하면 주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푼사푼이 자리잡은 건물에서 진행 중인 공연의 당일 티켓을 보여주면 무려 30% 할인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니 시기를 맞춰 찾아가도 좋겠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메뉴를 먼저 주문하고 티켓을 나중에 수령해서 할인을 못 받은 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홍삼 에클레어 덕택에 건강한 디저트와의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았던 어느 봄날이었음은 분명하다.